저 셋이 있으면 특히 카가미가 정신이 없을 거 같다. 쿨코 봐야하지~2호 피해야하지~하지만 챙겨야하지(
2호와 있을 때 그 녀석은 좀 이상하다.
그들 사이에 늘어가는 것들
그리고, 여러분 이것을 봐주세요ㅠ0ㅠ//
로빈님이 저 그림을 보시고 글을 써주셨어요. 쓰셨..하..폿팅 수정하면서도 흥분을 가라앉히질 못하고 있;
감동..행복..멋짐...으아..글에 빠져서 허우적거리고 있다~ 대박이에요.
청화흑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정독을 강추!합니다! 다시 한번 멋진글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청화흑] 불꽃
어둠으로 색이 바랜 유카타에 축제의 불빛이 물들어왔다. 노점이 성행하고 인파가 끊임없는 장소에서 조금 동떨어진 풀밭 속에 남자 셋이 쪼그려 앉아 부스럭거리며 불꽃놀이 세트의 포장을 붙들고 있는 모습은 시트콤에나 등장할 것 같은 유별난 상황이었지만, 오히려 그 상황의 독특함이 가슴을 묘하게 두근거리게 했다. 불꽃놀이 세트를 손에 쥔 테츠는 봉지를 잘 뜯어내지 못하고 몇번이나 헛손질을 했다. 카가미는 줄곧 답답하다는 얼굴로 입술을 삐뚜름히 내민 채 지켜보고 있었다. 실수를 거듭해도 당황하거나 서두르는 기색조차 없는 하얀 얼굴에 자못 무관심한 척 심드렁한 얼굴로 쪼그려 앉아있던 아오미네도 슬슬 서두르라고 채근하고 싶어지던 차였다. 꾸물거리지 말고 얼른 해봐, 쿠로코.
보다 못한 카가미가 투박한 손길로 손수 봉투를 북 뜯어주곤 짝을 재촉했다. 뜯어주기까지 해도 직접 불을 당길 생각은 못하는 멍청한 놈이었다. 테츠는 이내 어쩔 수 없다는 듯 조금 체념하는 미소를 머금으며 손에 쥔 기다란 스파클라에 불을 붙였다. 불길이 닿아 주홍빛으로 물들 뿐 그 길로 사그라질 것만 같던 폭죽의 끝이 파드득, 소리를 내며 분수처럼 불꽃을 뿜었다. 그 모습에 일행은 더불어 길게 탄성을 올리고 말았다. 테츠가 짧게 한 번 막대를 흔들자 불꽃이 사방으로 재빠르게 달아났다.
아오미네는 까마득한 옛날 사츠키와 해변에서 작은 모닥불을 피우며 장난을 쳤던 일을 떠올린다. 그날 밤 어른들에게 무던히도 혼이 났지만, 땅거미 질 무렵 해변에 떠오르는 그 선명한 모닥불의 빛깔과 그 길게 솟구치던 기세를 기억한다. 아무리 나이가 들어도 그 종잡을 수 없는 움직임과 빛이 주는 신묘한 느낌, 그리고 그것이 정신에 미치는 작용은 도무지 헤아릴 수 없는 것이었다. 자그마한 불꽃을 중심으로 세 개의 머리가 채 두 뼘도 되지 않는 거리에 모여있었다. 그렇게 세 벌의 유카타가 다시금 노란 불꽃의 색으로 변했고, 그들은 새로 피어나자마자 희미해져 흩어져가는 작은 부스러기들을 응시했다. 떠들썩한 인해(人海)의 소리가 메아리의 말미처럼 멀어져간다. 침묵은 어색하지 않았다. 아오미네는 약간 고개를 들었다. 테츠. 자신의 옛 짝. 녀석은 순수하고 빛나는, 그래서 그에 비례해 현실을 빛바랜 것으로 만드는 자신의 유년의 책갈피였다. 그는 말하지 않았다. 눈을 맞추면 조금은 서글픈 기색을 띤 미소를 지어보이고, 이내 그것마저도 튀어오르는 불꽃에 온전히 땔감으로 내어주고 말았다. 그것이 아릿하게 핏줄을 조여 당기는 느낌을 주어 시선을 오래 머무르지 못하고 카가미에게로 돌려버렸다. 녀석을 생각하는 건 조금 더 수월하다. 그는 아오미네를 마주한 자리에서 불꽃으로부터 눈을 떼지 않고 있었다. 항상 그랬다. 뭉툭하지만 초생달을 다듬어놓은 것 같이 균형 잡힌 손톱이 그의 내림마루같은 무릎을 붙들고 있었다. 형언할 수 없어도 일상 속에서 이따금 뺨을 스치며, 무의식적으로 그 출처를 좇게 되는 향기가 스민 녀석의 머리카락이 여름바람에 미미하게 흔들렸다. 쉼 없이 음영이 그려졌다가 지워진 후 다시 덧그려지는 얼굴은 그 과정을 거치면서 더욱 골격과 인상이 선명해졌고, 아오미네는 빛의 붓놀림이 동시에 자신의 가슴에 와 부딪히는 것을 느꼈다. 그 붓질이 형상화하고자 하는 이미지는 무엇일까. 카가미가 문득 자신을 보았다. 날렵하게 맺어진 눈매를 두른 구슬같이 빨간 눈동자는 컴컴한 밤의 기세 속에서도 또렷했다. 그것이 보내는 시선은 그 순간 물리적인 힘이 되어 아오미네의 근육을 옥죄었다. 아오미네는 생각한다. 자신의 눈빛 또한 그의 신체를 흔들고, 정신을 휘감고 있을까. 그 단단한 팔뚝을 손아귀가 아플 정도로 쥐어보고 싶다. 굵은 핏줄이 지나가는 자리마다 사지를 뻗고 조여 그 터질듯한 혈맥을 모든 신경을 동원해 느끼고 싶다. 그렇게 하면 오래 전 잃어버려 끝내 되찾지 못한 가슴뛰는 생명력의 파편을 나무가 물을 끌어모으듯 나누어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그 행동이 동반할 격렬한 저항마저 달갑게 느껴지는 것은 그것이 단지 상상 속의 일이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서정적이고 애타는 갈망은 계집애에게나 어울리는 감정이라고 생각하면서도 또한 아무렴 어떠랴,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언제부터 자신은 이다지도 치밀하지 못한 놈이 되어버린 걸까. 무언가 말하고 싶었지만, 침묵이 성대를 짓누른 채 놓아주지 않았다. 쇠막대의 반절을 검게 갉아먹은 스파클라의 불꽃이 마침내 사그라들고 세 명의 공간에 손가락을 찔러대던 어둠이 피부까지 끼쳐 마침내 빈틈없이 자리를 잡았을 때, 아오미네는 자신의 시각을 완전히 점령한 검붉음을 목격함과 동시에 멀리서 울리는 둔중한 북소리를 들었다.